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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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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렌트는 어벤져스 엔드게임 번역을 잘했다는 증거들?
캐릭터의 관계를 일그러트리는, 섬세하지 못한 번역
토렌트(TORRENT)영화 초반부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물자가 떨어진 우주선에 갇혀 우주를 표류하며 연인 페퍼 포츠(기네스 펠트로)에게 유언을 남긴다. 22일 동안의 근황을 전하며 토렌트(TORRENT)전작에서 입었던 치명상을 네뷸라(카렌 길런)가 치료해주었다고 설명하는데, 이때 네뷸라가 우주 기술을 활용해 훌륭한 솜씨를 보여줬다는 의미로 “Practical”이라는 단어를 썼다. 네뷸라는 전투력과 살상력을 높이기 위해 전신을 기계로 개조당한 만큼 기술과 신체에 대한 이해도가 토렌트만큼(TORRENT)높을 것이다. 극장 자막은 이 대사를 “쓸모가 많아”라고 번역했다. 이것만 보면 토니의 위트있는 입담을 살린 번역이라고도 평할 수 있다. 하지만 후반부에 토렌트(TORRENT)는 동일한 번역이 반복되어 쓰였다는 점이 문제가 된다.
영웅들은 사라진 사람들을 되살릴 수 있는 인피니티 스톤을 구하기 위해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 이때 두 명의 네뷸라가 동시간대에 존재하게 되면서 전뇌 네트워크를 공유해 갈등을 빚는다. 과거의 네뷸라는 타노스에게 평생 학대받아 일그러진 성격을 갖게 된 악역이다. 현재의 네뷸라는 자신을 끊임없이 이용하려고만 하는 타노스에게 인정받으려는 헛된 노력을 그만두고 언니 가모라와의 관계를 회복해 선한 마음을 갖게 된 선역이다. 두 명의 네뷸라가 서로를 마주하는 장면들은 그가 갖고 있는 학대 자녀로서의 자기혐오와 자기파괴적 분노를 묘사하고 있다.
이 두 개의 장면을 “쓸모”라는 동일한 자막으로 함께 묶어버리면 자칫 토니 스타크가 네뷸라를 동료이자 인격체로 존중하는 게 아니라, 타노스가 그랬듯 소모품 따위로 낮잡아 보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길 수 있다. 토니와 네뷸라가 표류중인 우주선에서 단란하게 게임을 하고 서로를 아끼는 모습을 보면 사실 둘의 관계는 전혀 그렇지 않은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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